
이미 보여질 만큼 보여졌지만 그래도 당황스러워서 짤방 패치;;
엄마가 극도로 컴퓨터를 못하게 하셔서 (당연한 거지만) 심심함에 몸부침치고 있습니다.
수술종류는 인트라 라식을 했고 각막이 워낙 두꺼워서 (평균치 550, 나는 570~580) 굳이 좋은 레이저를 쓸 필요도 없이(=가격이 올라감) 기본적인걸로 해도 결과가 잘 나올거라고 장담을 해서 결정했다. 다른 병원에서도 같은 말을 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각막을 남기는 병원으로 결정! 여튼 아무도 수술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좀 자세히 쓸 예정이다. 무서웠어! ;ㅁ;
1일 수술당일과 수술과정
낮에 자야하는 우리 가족의 특성상 혼자서 다녀오려던(...) 나의 말에 기겁한 회사사람들 때문에 엄마께 부탁은 드려놨음. 그치만 사실은 혼자 다녀올 예정이었는데..다음날이 수술인줄 알고 전화한 L양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2시랬지? 명동에서 보자' 라고 해서 마구 혼난 후 만나기로 결정. 선글라스도 없이 모자 하나만 덜렁 가져가려고 했다는 말에 2차적으로 혼나며 선글라스도 빌려주겠다고 함...흑흑 역시 베스트는 베스트다 ㅠㅠ
병원에 도착해서 기계와 사람이 하는 시력검사를 두번씩 번갈아가며 했고 대기실에서 노닥노닥 하다가 수술동의서에 싸인을 했다. 부작용에 대한 문제를 풀어보며 주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문제가 정말 웃긴다 ㅋㅋㅋ. 동의와 결제를 마친 후 수술대기에 들어갔다. 여기서 당황스러웠던건 보통 체크카드는 100만원이 결제 한도인듯?; 한번에 쫙~ 긁었다가 '한도 초과라는데요' 라고 해서 내심 당황했다. 내가 그만큼 긁어본적이 어딨겠어 ㄲㄲ;; 두번에 나눠서 긁으니 결제가 됐다. 혹시라도 체크카드를 쓸 사람은 참고~ :P
수술실에 들어가면 가운과 모자를 입혀준다. 이때 앞머리는 시원하게 벌러덩 까버리니깐 놀라지 마시고..수술과정에 대해서 동영상으로 설명을 해주고, 간호사 언니와 눈 깜박이는 연습을 몇번 한다. (근데 이거 다 소용없음 ㅠㅠ) 의사선생님께서 환자분 상태는 어쩌고 쏼라쏼라..한 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하시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밝은 빛을 보는걸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편인데 (한밤중에 헤드라이트도 엄청 부담스럽다. 겨울 5시에 운전했다가 눈부셔서 혼났음;; 야간운전 절대 못할지도;;) 눈에 미리 표시를 해놔야 한다면서 밝은 빛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으란다. ㅠㅠ 직전에 마취를 해놓은 상태라 눈에 뭔가를 그리는데 느낌만 나고 아픈건 전혀 없다. ^.^ 이런데서 공포를 느낀다면 애초에 수술전 검사하면서 각막 두께 잴때 GG칠듯.
마취약과 충혈 방지제를 눈에 넣고, 주변을 소독한다. 그리고..속눈썹에 테이프를 붙인다! 이거 아무도 말 안해줬잖아 ㅋㅋㅋㅋ 수술이니까 어찌보면 당연한거긴 한데 테이프로 속눈썹을 붙여서 올려놓는다. 이거 되게 불편하단 말이야;; 나중에 수술할때도 이것때문에 눈이 더 어색해서 깜박이는게 마음대로 안됐다.
잠시 의자에 앉아서 대기한 후 수술실로 들어간다. 그전까지만 해도 '오옹 그림그리네... 눈부시다' 이정도로만 생각했던 내가 갑자기 긴장하기 시작했다. 수술대에 누우니깐 나도 모르게 몸이 뻣뻣해져! ㅠㅠ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고~;;; 기계가 눈 위로 올라오는데 여기서 엄청 밝은 빛이 동그랗게 둘러싸여있고 그 중심의 녹색 빛을 뚫어져라 봐야한다. 그치만 말했듯이 나는 밝은 빛을 보는게 힘들 뿐이고...그나마 눈 벌리는 기구가 들어가서 뜰 수 있었을 뿐이고...ㅠㅠ
인트라 라식은 기계를 두가지를 쓴다. 뚜껑 만들때 인트라 레이저 쏘는 기계랑, 뚜껑 벗겨내고 시력교정하는 레이저 쏘는 기계 이렇게 두가지인데 개인적으로 뚜껑 만들때 정말 무서웠다. 녹색점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웬 동그란 기계가 눈 위에 올라오더니 갑자기 새카맣게 아무것도 안보인다. 옆에서 "아무것도 안보이는게 정상입니다", "지금 각막 절편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30초, 25초, 10초, 5초", "녹색점 보세요. 정면 보세요" 이렇게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떠들고 있는데 마치
오른쪽을 먼저 했는데 하고나니 왼쪽은 더 무섭더라; 내가 정면을 제대로 보고는 있는건지 잘 되고 있는건지 전혀 모르니까. 나중에 끝나고 나서는 잘했다고 칭찬을 들었는데 친구와 얘기해보니 '다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약 10분동안 휴식의자에 누워서 안정을 취한 후 시력교정에 들어간다. 긴장했다가 풀려서인지 졸음이 와서 살짝 졸고 있는데 간호사가 와서 일어나랜다. 무서워...ㅠㅠ 두번째 레이저는 불빛이 모양이 다르고 의사가 각막 뚜껑을 들어올릴때 조금 울렁울렁 보인다. 본격적으로 수술한다는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드는데 석션과 붓질(각막을 움직일때;)을 하기 때문에 볼 거리는 좀 풍부하다(?).
이때도 에바가 마구 생각이 났는데 여전한 오퍼레이터 음과, '눈에 힘주지 마세요!' 라면서 왼쪽에 있던 메인 간호사분께서 내 팔을 퍽퍽 때려서..혼나면서 수술했고, 녹색 레이저를 보여주다가 붉은 레이저를 보여주는데 내 눈에 레이저가 쏘아질때 1호기가 폭주할때 영상이 마구 붉어지는 것 처럼 붉은 빛이 왔다갔다 내 시야를 장악한다. 이렇게 말하니 나 좀 오타쿠처럼 보이는듯? ㄱ-;;;
한쪽 눈이 끝날때마다 '축하드립니다~' 라고 말하더라. 퀘스트 완료했으니 축하받아라~ 인가;; 이후로 30분동안 휴식을 취한 후에 안약과 인공눈물을 주는데 눈감고 반쯤은 졸면서 들어서 나중에 친구한테 다시 물어봐달라고 했다;;; 눈이 별로 아프지는 않은데 일단은 다들 눈을 감고 있으라고 하는데다가 시야가 흐려서 뜨는게 더 불편해서 그냥 감고 있었다. 택시탈때는 잠시 눈을 떴는데 조금이라도 밝은 빛이 눈에 감지되면 '마이아이 마이아이!' 엄청 눈부시다.
첫날은 바로 들어가서 잤고, 3시간 후에 깨서 안약넣고 눈 감은 채로 집에서 모자쓰고(ㅋㅋㅋ) 엄마가 뜯어주는 찐 게를 먹었다. 그 와중에도 먹을건 다 먹는 센스 ㅋㅋㅋㅋ 그리고 안약넣고 또 잤다...ㅠㅠ
이틑날은 너무너무 지겨워서 밤에 컴퓨터를 잠시 해드렸고 (주변의 지인이 심하게 경악해서 잠시 반성;) 뒹굴뒹굴하며 자다 먹다를 반복했다. 티비도 조금씩 보기 시작했는데 엄마의 구박이 말도 아니었다...ㅠㅠ
셋째날은 친척들도 오셔서 잠시 일도 하고 티비도 보고~ 거의 정상적인 활동을 했는데 컴퓨터는 왠지 하고싶지 않더라. 일단 눈이 피곤해지는게 확 느껴져서....
그리고 넷째날인 오늘은...선글라스 끼고 이 글을 쓰고있다 ㅋㅋ 근데 나 좀 심하게 길게 쓴듯..-ㅅ-;;;
수술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혹시라도 찾아보고 오실까봐 더 길게길게 쓴것 같다. 주변에서 이렇게 자세히 쓴 후기를 본적이 없어서...
아, 가장 중요한 후기를 빼먹었다.
나는 렌즈랑 안경이 내 눈보다 더 높은 도수여서 왼쪽눈은 오히려 0.8로 보고 있었단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책상에 있는 시계를 봤을때 정말 감동이었다. (벽지 무늬는 안경 안써도 볼 수 있을 만큼 큼직;;) 그리고 사물이나 내 얼굴을 볼때 굉장히 어색하게 보인다. 이렇게 또렷하게 보이는 기억은 어릴때 이후로는 없는데 안경을 처음 쓴게 11살이었으니까;;; 직관적으로 비유를 해보자면 이렇다. 처음에 HD TV가 나왔을때 그리도 예쁘게 보이던 연예인의 얼굴이 '악 저 모공봐! 내눈! ㅋㅋㅋ' 라는 대사를 뿜으며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졌을때라고 보면 된다. ^.^
지금은 서서히 또렷한 사물에 익숙해지고 있고 다음날 검사해봤을때 일단 1.5가 나왔는데 더 떨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조심 써야겠다. 취직 하자마자 월급을 독하게 모아서 수술한거니 지름 밸리로!




